to the lighthouse

그는 이제 주머니에 비스킷 하나만 넣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았다. 그녀가 걱정한 것은 사내애들이지 남편이 아니었다. 오래전, 결혼하기 전에는 온종일 걸었지. 그는 작열하는 트리토마 덤불들 사이로 만을 가로질러 바라보며 생각했다. 선술집에서 빵과 치즈로 끼니를 떄우고, 쉬지 않고 열 시간을 일했다. 이따금 노파가 고개를 들이밀고는 난롯불을 살펴보았다. 저 너머 어둠 속에 서서히 잠기는 모래 언덕들, 그곳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었다. 단 한 사람도 만나지 않고 하루 종일 걸을 수 있었다. 집이 거의 없었고, 몇 킬로미터를 걸어도 마을 하나 보이지 않아서 혼자서 고민하며 문제를 풀 수도 있었다. 태곳적부터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작은 모래 해변에 바다사자들이 앉아서 멀뚱히 사람을 바라보았다.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