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는?
난 시간을 멈추려고 노력한다. 가끔 성공할 때가 있다.
해를 보려고 빵을 사러 나갔다가 비가 온다는 걸 깨닫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친구 기분을 맞춰 준다고 웃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아니면 믿지는 않지만 진지하게 받아 주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마치 마리아 성심 초등학교 벽에 낙서를 한 범인이 누구였는지 이제야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마치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마치 어느 날 저녁 길에서 카를로를 만나 반가운 척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즐거웠던 시절의 유혹. A리그에서 칸타루티, 데솔라티, 프루스타루피 같은 선수들만 뛰었을 때 말이다. 약간 도망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어둠과도 비슷한 것이다. 더 멀리 도망치는 것과 비슷하다. 혼잣말을 하고 기타를 치는 안드레아와도 비슷하다. 안드레아가 저녁에 집에 있는 걸 보는 것과도 비슷하다. 그리고 E씨가 화장실 창문으로 조용히 안드레아의 기타 소리를 듣는 것과도 비슷하다. 테오도리쿠스가 이야기했던 것과도 비슷한 것이다. "기억이 없는 자는 빈 병이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테오도리쿠스의 말이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마치 한낮의 햇빛처럼. 마치 라리오를 잠깐 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