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청소년 챔피언십. SPEM에 정식 등록되었다.
짜증나는 건 일요일 아침에 경기를 한다는 것이다.
정말!

지랄 같다.

아직 공을 제대로 가지고 놀지 못했다.
롤포가 골킥을 하기 전까지는.

공이 바로 내 앞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마치 대포알처럼 뚝 떨어질 것 같은 공. 정말 대포알만큼 무거울 것만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잠깐이다.
단 몇 초.
이 찰나의 순간 머리가 빙빙 돈다. 구토가 난다. 어제 마신 맥주와 피운 담배 냄새가 목구멍으로 올라온다. 공이 여러 개로 겹쳐 보인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눈앞이 핑핑 돈다.
공이 내 앞에 있다.
난 눈을 감고 뛰어오른다.

가슴으로 트래핑해서 노바운드로 처리한 다음 수비수 머리 위로 공을 로빙한다. 드리블을 해서 다른 수비수를 제친다. 마지막 수비는 리베론데 그 자식은 느리다. 드디어 골문 앞에 도착했다.

이럴 수가!
비중격 골절에
덤으로
공개 망신까지.

이게 진실이다.
일요일 아침부터. 정말.




ㅡ다비데 레비아티, <그해 여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