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채워서 소주 네 잔

을 3분 정도만에 들이켜버렸다
기분이 더러우면 술은 달다고 하더니만
물처럼 술술 넘어갔다
하지만 30분 후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목이 계속 말랐는데 자다가 깨서 화장실 가기 귀찮아서 걍 참고 잠을 청했다
그래도 새벽 네 시에 깨서 책 45권을 <버릴 책>으로 처박아 두니
어느덧 아빠가 출근 준비하는, 또 엄마가 아침 상 준비하는
부산스런 소리가 들려왔다
모른 척하고 다시 잠들고 싶었지만
목말라서 냉수 한 잔 먹었다
어렸을 때는 안 그랬는데
나이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하는데
그건 자유시간이 줄어들기 때문 아닌가 한다
내 인생... 지금 어느때보다도 느리게 흐르고 있다
이건 거의 정지랄 만하다
청소년기의 정체는 퇴보라고 어떤 막돼먹은 철학자가 말했었는데, 청년기의 정체에 대해서는 언급해 주는 사람조차 없기에 나라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얼토당토않게 말고 진심을 담아서
낭비없이 적확한 낱말을 활용해서
...하려고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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