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인간을 좋아하고
모든 종류의 인격에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 이상할 정도로 휴머니즘적인 가치관을 지닌 인간이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인간형을 뽑으라면 그것은 허세나 허풍보다도 <쩨쩨함>이다.
물론 여기서의 <쩨쩨함>은 경제적인 관점, 그러니까 stingy라는 뜻만은 아니다. 말그대로 small mind(小心)이라고 해야 할까. 자신의 생활은 물론이고 타인의 바운더리조차 제한하는 아주 깐깐하고 속좁은...
하지만 주머니에 만원이 있는데 천원 주고 살 것을 길을 조금 돌더라도 할인마트를 찾아 팔구백원에 사는 것과 진짜로 주머니에 천원밖에 없어 단돈 백원에도 손을 벌벌 떠는 것은 다른 일이며, 여기에서 후자는 천성이고 뭐고 하는 것으로 대담히 대처할 만한 인간적인 상황을 넘어서는 다른 차원의 일이다. 라고 하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돈이 떨어진 것이다.
대금이 미납된 휴대폰은 수신이 끊기더니 발신까지 끊겨버린 상황에서 나는 두세 정거장쯤은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생계형 jogger가 되어버렸다. ......돈없으면 태양인도 소음인으로 변하겠구나 생각이 든다. 항상 무심하고 태평한 성격을 자랑으로 살아온 내가 (무분별한 소비 행락에 기인한)THE DEPRESSION으로 인해 쩨쩨해진 모습을 보니 서럽다.
당분간은 외출을 자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