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나를 스쳐 지나가는 단골 약국의 친근한 약병들
검은 열차들
작은 집과 다리와 먼 山
나를 스쳐 지나가는 젊은 풍속과 늙은 불안감들
욕망들 詩와 담배 연기로 지워버린
가랑비 웅덩이에 고인 빗물
그게 언제였더라
갈매기들이 해안 초소에서 튀어나오던 저녁
해물탕 꽃게 다리를 빨아먹던 저녁
작은 하늘에서 큰눈이 쏟아지던 날
자신의 일기에 밑줄을 그으며
낯설고 기뻐서 술병을 따던 저녁